Photo taken by Akihiko Nagumo

Tokyo Moonscapes

나구모 아키히코와 라이카 SL3-S

2025/02/08

도쿄의 환상적인 달빛 밤 풍경 — 상업 사진과 영상 제작 분야에서 활약 중인 사진가 나구모 아키히코, 라이카 SL3-S로 포착하다

달은 쫓으려 하면 할수록 도망가는 변덕스러운 존재입니다. 그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떠오르는 시간과 지는 시간이 거의 변하지 않는 태양과는 달리, 달은 하늘에서의 움직임조차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달의 일출과 일몰 시간은 하루 평균 50분씩 달라집니다. 어떤 날은 30분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또 어떤 날은 1시간 10분이나 늦기도 합니다. 또한, 달이 떠오르는 위치는 하루에 약 12도씩 동쪽으로 이동하며, 그 모양도 점점 차올랐다가 다시 이지러지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게다가 구름 뒤로 숨어버리는 실력도 뛰어납니다. 어쩌면 달은, 마치 『가구야 공주』처럼 신비롭고 잡히지 않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일본에는 달과 관련하여 독특하고도 잘 알려진 일화가 있습니다. 메이지 시대의 문호 나쓰메 소세키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그는 제자가 영어 문장 “I love you”를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我君を愛す)”라고 번역한 것을 꾸짖었다고 합니다. 소세키는 이 표현이 일본인의 정서에는 너무 직접적이라며, 대신 “달이 참 아름답네요(月が綺麗ですね)”라고 번역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달을 매개로 사랑을 표현하는 그 절제된 아름다움—그것이야말로 일본적인 낭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소세키의 일화를 마음에 품고, 일본인의 정서가 깃든 도쿄의 야경 속 달을 담고자 하였습니다. 하늘 위의 달은 너무나 당연하게 존재하지만, 우리가 보고 있는 그 순간의 달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 찰나에 느낀 감정은 기억으로 남고, 그 기억은 다시 사진으로 남습니다. 같은 달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떠올리고,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지는 그 순간의 마음—그 낭만을 도쿄의 달밤 속에 담고자 하였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이 사진들 속 달을 바라보시며, 각자의 감정을 비추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밤, 달이 참 아름답습니다.”

라이카 SL3-S로 담은 한 편의 영상 |
Moonlight Breeze

라이카 SL3-S는 SL2-S의 흥미로운 업그레이드 모델로, 고해상도와 다이내믹 레인지의 균형, 뛰어난 기동성을 자랑합니다. 저에게 SL 시리즈는 ‘전투용 라이카’와 같은 존재인데,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전투 준비 완료’ 상태가 되었으며, 영상 촬영이든 사진이든 어두운 환경에서도 자신 있게 촬영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이번 SL3-S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기능은 새롭게 추가된 틸팅 방식의 후면 LCD 모니터, 왼쪽 다이얼, 그리고 이미지 평면 위상차 AF의 도입입니다. 이 모든 요소가 이전보다 가벼워진 바디와 결합되어, 훨씬 다루기 쉬워졌습니다. 후면의 세 버튼이 오른쪽으로 옮겨지면서, 왼손은 렌즈 조작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촬영 중 손의 위치를 자주 바꿀 필요도 줄어들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일상 속의 흔한 경험이지만 사진으로 재현하기 어려운, 그리고 쫓으면 달아나는 달 풍경을 담고자 하였습니다. 초망원 렌즈와 고감도 ISO 세팅을 활용하여 하늘을 올려다보며 촬영을 반복하였습니다. 쉽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SL3-S의 조용하고 매끄러운 작동 덕분에 ‘카메라’가 아닌 ‘사진’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훌륭한 도구란 바로 이러한 경험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이카 SL3-S의 비하인드 스토리